개발자 컬쳐핏 면접,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까?

2025. 4. 16. 20:45·에세이

 

면접 시간 중 가장 재밌게 본게 ‘컬쳐핏 면접’이었다.

 

준비하면서 가장 재밌었고,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컬쳐 핏 면접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인성면접의 연장선이고, 인성면접을 준비를 해야한다는 개념 자체가 나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고 나오는 게 가장 좋은 면접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면접에서 한 가지 질문을 듣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지원자님, 인생에서 크게 실패한 경험이 무엇인가요?

 

면접관은 굳이 업무에서의 실패가 아니어도 괜찮다며, 정말 살면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도 된다고 말을 건넸다.


그 말이 묘하게 유혹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마음의 문이 조금 열리는 기분이었다.

 

"이 면접에서 너무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결국 나는 마음속에 가장 진하게 남아 있는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살면서 많은 도전을 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이 말을 꺼냈을 때, 면접관의 표정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것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불합격이었다.

 

이후에 친구들에게 내가 그 질문에 어떻게 답했는지 말했을 때, 다들 많이 놀랐었다.


그때 알았다. 컬쳐핏 면접에도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는 걸.

 

솔직함이 중요하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너무 벗어나지 않는 선이 있는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확실한 오답은 있다. 그게 컬쳐핏 면접이었다.

 

생각해보면, 개발을 할 때도 엄청난 소신을 갖고 시작하진 않았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시도해보고, 필요하면 그때 그때 방향을 바꾸며 진행하였다.

 

그 일을 계기로, 내가 뭉뚱그려서만 알고 있던 나 자신의 생각들을 좀 더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개발자인지, 내가 가진 기준과 태도들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20번 정도의 면접을 보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인성 면접을 세가지만 순서대로 꼽아보고 싶다.

 

3위. 실패했던 경험을 알려주세요.

2위.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려주세요.

1위. 자신을 가장 성장시켰던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특별히 준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되, 불필요하거나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최대한 걸러내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개발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 정의가 머릿속에 명확하게 자리 잡혔다.

 

비슷한 질문이 들어와도, 일관된 방향성과 뉘앙스로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정말 내가 솔직하게 드러내도 괜찮은 부분만 정직하게 꺼내는 것이었다.

 

그게 단지 이상적인 말로 끝나지 않도록, 현실적으로도 납득이 되는 말인지, 실제로 내가 그 상황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계속 점검하면서 정리해나갔다.

 

예를 들어, “상사와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누군가와, 특히 상사와의 관계에서 감정이 틀어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상사의 의견을 따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봤을 때,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보면 상사가 맞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 경험에 기반한 솔직한 지원자의 느낌을 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이직 준비 과정을 통해 여러 가지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고, 그 점만큼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두 번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 “군대를 다시 갈래? 아니면 취업 준비를 다시 해볼래?”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래도… 취업 준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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